대학에 입학하면서 ‘자취’를 하게 되었을 때의 ‘설렘’을 기억하는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과 나만의 생활이 생기는 것 같아 뛸 듯 기뻐했다. 그러나 자취에 대한 로망은 자취방을 구하는 데서부터 절망을 안겨준다. 하룻강아지처럼 어디서부터 어떻게 구해야 할지 막막할 뿐 아니라 무엇을 체크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어렵게 좋은 자취방을 구했다 해도 집에 오면 밀린 빨래와 설거지만이 반기고 매달 부족한 생활비로 한숨을 쉬게 되는 자취생이 많다. 그리하여 ‘그사세’에서 똑똑한 자취 라이프를 위한 자취방 구하기 & 자취생활 노하우에 관해 소개하려고 한다.

노력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다는 말은 자취방을 구할 때도 해당한다. 발품을 많이 파는 만큼 좋은 자취방을 얻을 확률은 높아지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인과 함께 편하게 자취방을 보러 가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직접 찾아다니는 것이 좋다. 봄과 가을이 되면 대학가 원룸촌에는 ‘주인직접’이라고 걸린 임대 현수막을 자주 볼 수 있다. 주인직접이란 부동산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집 주인과 입주할 학생이 직접 계약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방을 계약하면 ‘소개료’라는 명목으로 수수료를 지불해야한다. 만약 부동산이 학생에게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을 경우 원룸 주인으로부터 학생 몫까지 두 배로 수수료를 받으면서 높은 방값을 책정해줘 서로의 이익을 챙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계약할 때 방값을 조금 흥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발품을 열심히 팔면서 직접 보러 다니는 것이 좋다.

여성이라면 자취방을 구할 때 가장 우선 시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안전이다. 골목보다는 큰길에 있는 오피스텔이나 주택이 안전하다. 골목길은 늦은 밤 귀가할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지하는 저렴하지만, 환기가 어려울뿐더러 장마철에 폭우가 쏟아질 때 잠길 염려가 있으며 1층 입구로 왔다 갔다 하는 소리로 시끄럽다.

따라서 2, 3층이 가장 좋다. 또한, 자취방 근처에 술집이나 음식점이 많으면 밤에 시끄러울 수 있으므로 주변 환경을 체크해야 한다. 식료품점이나 편의점, 세탁소 등 일상생활에 편의를 주는 곳이 있으면 더더욱 좋다. 그리고 흉흉한 세상인 만큼 옆집이나 앞집 등 누가 사는지 알아봐야 한다.

자취방을 구할 때 햇빛 좋은 낮에 가서 채광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격이 저렴해 조금 어두워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낮에도 전등을 켜놓고 생활해야 하므로 전기세가 많이 나갈 수 있다. 특히 겨울에는 다른 방보다 훨씬 추워 난방비도 더 드는 것도 두말하면 잔소리! 채광은 몇 번은 강요해도 모자랄 만큼 매우 중요하다.

또한, 화장실과 부엌의 수압을 확인해야 한다. 수압이 낮으면 물이 잘 나오지 않아 설거지나 샤워를 할 때 불편함을 초래한다. 더불어 친구나 부모님과 동행 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 살면서 느낄 불편함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TV 드라마에 나오는 깨끗하고 넓고 모든 것이 다 갖추어져 있는 복층형 오피스텔은 이상에 불과하다. 월세가 비싼 것은 물론 가스비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자취방은 깨끗하고 아담한 방이 좋으며, 군대나 휴학 등으로 단기간 지낼 거라면 풀 옵션으로 갖춰진 곳을 권한다. 대부분 주인과 함께 살면 간섭이 심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주인이 함께 사는 원룸이 좋다. 주인이 함께 살지 않으면 계단이나 분리수거 등 건물 내부의 관리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게다가 밤늦게 다른 자취생이 시끄럽게 떠들어도 제재해주지 못하며, 보일러가 터지는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해도 빠른 시간 내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해도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고, 가치관도 달라 함께 살다 보면 처음엔 즐겁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충돌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자취는 혼자서 하는 것이 좋다. 만약 함께 자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함께 지켜야 하는 규칙을 정해야 충돌을 줄일 수 있다. 허락 없이 친구를 데리고 오지 않기라든가 청소 당번을 정하는 등 사소하지만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을 함께 정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취를 한다고 하면 주변의 선배나 친구들이 찾아와 아지트로 만들거나 술을 먹고 자고 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자취를 한다고 굳이 말하고 다니지 않는 게 좋다.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로망으로 독립하면 자취방을 꾸미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취방은 크기가 작아서 오히려 쿠션이나 화분 등의 장식품이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오히려 지나치게 꾸미는 것보다 심플하고 편리하게 해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생활에 필요하지만, 오래 쓰지 않을 물건은 저렴한 생활용품점에서 구입하자. 그래야만 이사할 때 마음 편하게 처분하기도 좋다.

자취생에게는 한 달에 일정하게 정해진 생활비가 있어 계획적으로 써야 한다. 일정한 계획 없이 충동적으로 용돈과 생활비를 쓰다보면 언제 어디에 썼는지도 모른 채 사라져버리기 일쑤다.

하지만 가계부를 작성하다 보면 소비패턴을 분석할 수 있고, 잘못된 부분은 개선해주기 때문에 매일매일 꾸준하게 가계부를 작성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자취를 하면 밥을 해먹는 경우는 드물다. 약속이 있거나 수업 등으로 자취방에서 밥을 못 먹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밥과 반찬은 소량으로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밥은 전기밥솥에 오래 보관하면 쉰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냉동실에 보관한 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는다. 음식물은 한 번에 모아서 버려야 하는데 실내에 보관하면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밀폐되는 통에 음식물 쓰레기를 넣어서 냉장고 맨 밑 칸에 보관하는 것이 오히려 더 위생적이다. 물은 생수를 사 먹는 경우도 많은데, 녹차 티백을 사용해서 끓인 후 물통에 담아서 보관하면 생활비도 절약할 수 있다.

이제 자취생활의 지혜를 알려주는 방법들을 통해 엉망진창인 자취생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즐거운 자취생활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