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게임>, <야심만만1·2>, <밤이면 밤마다>, <고쇼(Go Show)>,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등 이미 잘 알려진 토크쇼엔 언제나 함께 하는 이가 있었다. 바로 최영인 CP. 그녀의 지휘 아래 진행되었던 모든 프로그램엔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사람냄새가 나는 대화가 오가는 프로그램이라는 것. 소통의 중요성이 대두화 되는 이 시대, 이전 토크쇼는 단순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많았고 시청자들 역시 토크쇼로 하여금 지친 일상생활에서 단순히 웃고 즐기는 것이 다였다. 하지만 최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와 같은 토크쇼를 통해 '재미'를 넘어 '감동', '배움'까지 추구하고, MC와 게스트의 진솔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전해주었다. 단순히 위로가 아니라 프로그램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또 다른 희망의 열쇠를 제공 하고 있는데. FUN 한 신개념 토크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최영인 CP가 말하는 소통하는 세상을 들여다보자!

'힐링'이라는 것이 사실 진짜 아픈 사람의 마음을 치유 한다기보다, '편하게 모든 걸 내려놓고 터놓으면 저절로 마음이 시원해진다'는 의미이다. 개인적으로 <진실게임>, <야심만만> 등 토크쇼를 오래 진행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제는 '1인 게스트 토크쇼'를 해보고 싶었다. 물론 이전에도 1인 토크쇼는 존재했지만, 내가 진행하는 '1인 토크쇼'는 무엇인가 차별성을 가지고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이야기와 어떤 형식으로 토크쇼를 제작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한 잡지를 봤는데 '힐링'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힐링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하고 어려웠지만 반드시 이슈 될 단어라고 생각해서 내용의 포인트를 '힐링'으로 잡았다. 또 월요일 밤에는 모든 방송사가 토크쇼를 진행한다. 그래서 이왕이면 우리는 사람마다 느끼는 편안한 장소가 다르니 게스트 맞춤형으로 가자해서 '무형식의 형식'을 기획했다. 야외에 나가서 자연과 함께한다면 좀 더 액티브 한 그림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캠프'라는 이미지도 떠올리게 된 것이다. 그렇게 '힐링캠프'의 내용과 형식을 잡았다.

보통 일을 하면 에너지가 방전된다(?)는 느낌이 있다. 힐링캠프를 하면서 좋은 점은 매주 수요일 녹화를 하는데,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약 여섯 시간 정도 듣고있으면, 정말 알찬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시청자들은 아쉽게도 1시간밖에 못 듣지만, 제작진들은 그날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공감하기도 하고, 녹화가 끝나면 특히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해야 할까? '오늘도 굉장히 좋은 이야기를 들었구나!' 하면서. 또 개인적으로 토크쇼를 '개연성이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개개인에게 있을법한 일들을 누군가가 실감 나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이런 부분을 매주 녹화하는 수요일에 느끼니 에너지가 충전이 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게스트들에게 '행복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곤 하는데 대부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큰 욕심 안 부리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제일 행복한 것이다"라고. 개개인이 다른 표현을 쓰지만 그 부분에 크게 공감하는 바이다.

섭외는 '프로그램의 힘'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면서 섭외가 더욱 용이해지기는 했다. 그 이유는 게스트가 힐링캠프를 어느 정도 보고 나오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가 쌓였기 때문. 그리고 섭외하려면 상대방을 정말 좋아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보통 한 사람을 섭외하려면 4~5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지속적으로 접근을 해야 하고, 또 타이밍도 잘 맞아야 한다. 본인이 나오고 싶은 타이밍이 있고, 또 우리가 섭외하고 싶은 타이밍이 있는데 그걸 계속 조율해 나가다 보면 된다.

차인표 씨 섭외 같은 경우 정말 오랜 기간이 걸렸다. 드라마 할 때, 다른 토크쇼를 할 때 등 여러 번 찾아갔다. 또 한 번은 차인표 씨가 책을 내 교보문고에서 책 사인회를 하게 되었다. 그때 찾아가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사인 받고, 팬 사인회 때 잠깐 뵈서 힐링캠프 때 꼭 모시고 싶다고 얘기를 했었다. 당장은 성사가 안 됐지만, 이후에 새로운 시트콤 할 때 '아 이때다.' 하면서 또 섭외요청을 했다. 결국, 타이밍도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기획력이라기보다는 게스트들이 사전만남을 통해 제작진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주고받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마음을 열고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그래서 진솔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이경규 선배는 전형적인 평범한 사람이다. 지극히 평범한, 흔들리는 우리를 대변하는 분이시다. 속세(?)적인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인데, 우리가 생각하기에 '그렇지 않잖아?'하는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해준다. 결국 우리의 심정을 잘 대변해준다는 점에 있어서 큰 매력이 있다. 김제동 씨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굉장히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실제로 나오는 게스트들이 마음을 편하게 가지는 것 같다. 한혜진 씨 같은 경우는 정말 착한 사람이다. 무엇보다 '그건 왜 그런 거지?'라는 순수한 질문들이 시청자의 입장에 서서 대신 물어봐 주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날카로운 질문도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결국 이경규의 꾸미지 않은 생활인 모습, 김제동의 진정성 있는 공감, 한혜진의 순수한 호기심으로 힐링캠프의 밑반찬이 차려졌다.

개인적으로 이경규 선배님은 친분이 있었다. 토크쇼를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어느 정도 노련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찰나에 이경규 선배님이 제일 먼저 떠올랐고, 이경규 선배님이 토크쇼를 사실 한 번도 안 해 봤다. 모든 피디가 신선함을 추구하듯이,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이랑 해보고 싶었다. 김제동 씨의 경우도 원래 친분이 있었는데, 이경규 선배님과 김제동 씨의 조화가 식상한 조화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토크가 남성게스트가 많고 남성적인 시선에서만 이루어지면 윤기가 없다는 생각에 여자 분도 있어야겠다! 해서 야심만만 때 인상 깊었던 한혜진 씨를 섭외하기로 했다.(말도 쾌활하게 잘했지만, 다른 이의 이야기에 정성껏 귀 기울이고 공감할 줄 아는 여유와 태도를 지녔기에)

시청자들이 힐링캠프를 보고 나서 '나도 이런 일 겪어봤다' '이런 부분은 공감 한다' '느낀 게 많다' 제 각각의 표현들을 트위터 같은데 많이 남기곤 한다. 이 자체만으로도 많은 걸 남기지 않았나 생각된다. 힐링캠프 프로그램에는 '잘난 사람'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이 든 사람, 젊은 사람, 배우, 정치인, 운동선수 등등.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분들을 모셔놓고 그 분들의 어느 일부분을 듣는 것이다. 한 시간 안에 그분들의 이야기를 모두 꿰뚫을 수는 없지만, 그들이 하는 이야기로 하여금 '아 이렇게 살아가는 구나' '나는 이런 부분은 부족 하구나' 하면서 결과적으로 '나는 이 정도면 잘 살고 있어'라며 긍정하는 것. 토크쇼를 보면서 같이 울고 웃으면서 계속해서 나의 상황과 대비해 보곤 하는데, 이런 것이 그들에게 남기는 것이고, 힐링캠프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소통'은 대학생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대목이고, 또 당연한 것이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까 서로가 주고받아야 하는 것이 꼭 필요한데, 모든 트러블은 오해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고, 또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를 때 '소통'이라는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상대방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주고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에게 배울 것도 있고, 내가 고칠 것도 생기고. 소통하면서 즐거움이 배가 되고, 고통이 반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토크쇼를 보면 '재미'도 없고, 또 가식적인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었다. 요즘의 토크쇼는 시청자들이 재미없거나, 가식적이면 받아들이지 못한다. 때문에 토크쇼에 출연하는 게스트들은 게스트임과 동시에 집에서는 시청자이다 보니 기왕 하는 거면 '솔직하게' '쿨 하게' 토크를 하자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화되었다. 실제로 우리는 TV가 아닌 곳에서는 소통하며 살고 있는데, 요즘엔 사람들이 너무 각박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이 그리운 세상인가?'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앞으로 토크쇼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토크쇼는 계속 될 것이라고 보고, 크게 달라진 토크쇼라기 보단 미세한 차별을 가진 토크쇼가 생길 것 같다. 어차피 시청자도 이제는 디테일한 재미를 즐기는 것이고, 연예인 시장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똑같은 게스트가 나올 수밖에 없고, 다만 다른 면을 부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이 시청자들의 만족감을 채워주지 않을까 한다.

TV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즐거워야 하지만, 보고 나서 남는 것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속에 남는 작은 하나라도 있다면 그것은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고, 무엇보다 일 할 때는 항상 즐거워야 한다. 내가 재미있어야지 만드는 프로그램도 재미가 있으니까.

사람들은 우리 시대에서 나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표현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 때문에 '저 사람은 재미있을 것 같아', ' 배울 것이 많을 것 같아' 등 이야기를 듣고 싶게 만드는 사람들을 섭외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고, 화두를 먼저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섭외하고 싶다. 향후 가수 장기하 씨가 출연할 텐데, 사실 힐링캠프는 나이가 지긋이 든 분들이 많이 출연하곤 했다. 예를 들어 장기하 씨의 출연으로 하여금 젊은이들이 사는 그런 단면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다가오는 올림픽에 관한 방송분도 있는데 런던에 가서 경기를 보고 우승하는 것도 우리에겐 힐링이다. 사실 어떤 큰 목적보다도 적절한 시기가 되었고, 어디든지 가서 텐트만 치면 특집 힐링캠프가 되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듯이 젊으니까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행동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