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 웹진

자네,“독서? 음... 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는 거지”독서할 준비는 되었나?

우리나라 대표 유학자 중 이황(李滉)은“독서의 요체는 성현의 언행을 마음에 본받아서 조용히 찾고 가만히 익힌 뒤에라야, 비로소 학문을 진전시키는 공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바쁘게 넘어가고 예사로 외기만 할 뿐이라면, 이것은 글의 장과 구를 들은 대로 말하는 나쁜 버릇에 불과하다. 비록 천 편을 다 외고 머리가 희도록 경(經)을 이야기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라고 했다. 한마디로 익숙하게 읽지 않으면 읽자마자 곧 잊어버려 마음에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독서의 개념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는 것이기도 하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요즘 같은 지식사회에‘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읽는다’라는 독서의 정의는 이 시대에 100% 수긍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미 오래전부터 선비들은 문화와 예술을 사랑했고, 책 읽는 것을 시대의 미덕으로 삼았다. 근래에는 독서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들이 계속해서 출간되거나, 심지어 독서멘토 제도까지 생겨났다. 그 내막을 알아보면 예나 지금이나 삶의 진정한 의미와 방향을 제공해 주는 것이 책 읽는 것이란다. 때문에 필자는‘목적이 있는 독서’가 지식사회에 어울리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무언가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고, 자신도 미처 몰랐던 숨어 있는 감성을 끄집어내는데 도움을 주는‘독서’. 독서의 힘은 가히 대단하다. 시중에 파는 한 책에서는 독서가 인생을 바꾼다고 한다. 독서가 어떻게 인생을 바꾸느냐고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적당한 사례가 수두룩하다. 그 중‘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에 등장하는 윤하영 씨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느 봄, 광화문 서점에 갔는데 봄옷을 입은 사람들이 가득했다. 그에 반해 그녀는 검은 코트에 멋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는데, 문득 80kg였던 중년 여자가 47kg까지 다이어트를 했다는 책이 눈에 띄었다. 그 책을 보고 집에 가는 내내 그녀는 울었다고 한다.‘아까운 청춘이 썩는구나!’하면서 말이다. 그 책은 자신에게 무관심했던 그녀 자신에게 관심을 끌게 했다. 그리고‘예뻐지고 싶다’,‘날씬해지고 싶다’,‘나도 남들처럼 얇은 봄옷을 입고 싶다’는 생각으로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결국, 동기부여를 갖게 했던 그 책을 봄으로써 다이어트에 성공했고, 그녀는 달라졌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몸을 변화시키는데 끝내지 않고, 정신까지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독서 멘티가 되었다.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우리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곤 한다. 그 계획대로 실천만 잘한다면 결국 계획했던 목표를 이루게 된다.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책 읽을 기본자세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독서 초보자들을 위한 책 읽을 기본자세! 그 내막을 파헤쳐보자. 독서 기본자세 No1. 어떤 것을 고를까요?큰 맘 먹고 책 사려고 서점 갔다가, 많은 책 사이에 파묻혀있는 당신을 본 적 있는가? ‘이 책이 재밌을까, 저 책이 재밌을까?’ 헤매고 헤매다 빈손으로 돌아간 적은 없었는가? 처음부터 수준 높은 책을 고르면 책 읽는 것이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자신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책을 고르고, 그리 두껍지 않은 얇은 책부터 차근차근 읽어보자. 그래도 어떤 책을 고를지 모르겠다면 사전에 인터넷에서 정보 검색을 하고 가도 좋고, 독서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을 받아도 좋다.

독서 기본자세 No2. 바빠 죽겠는데 책을 언제 읽냐고요!일상생활에 치이고 치여 집에 돌아가면 이미 녹초. 책 읽을 정신은 벌써 가출. 책은 책상에서만 읽을 수 있으랴? 틈틈이 이동하면서 읽을 수도 있다. 등·하교 또는 출·퇴근 시간 지하철 혹은 버스 안에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다만 몇 장이라도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잠들기 전 30분 정도 읽고 자는 것도 효과적인 독서방법이다. 독서 기본자세 No3. 책과 나는 일심동체(一心同體)뒤적뒤적 가방을 뒤져보면 책을 갖고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항상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거나 손에 들고 다니는 습관이 중요하다.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에 불편하다는 사람들도 꽤 있지만, 지식과 교양을 갖추기로 마음먹은 독서인이라면 읽을 책과 항상 일심동체여야 한다. 그래도 무겁다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PC에서 E-book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독서 기본자세 No4. 책도 유통기한을 정해두자! 음식에도 유통기한이 있듯이 책에도 나만의 유통기한을 제한해보자. 일주일에 한 권씩, 점차 속도가 붙으면 일주일에 세 권씩, 하루에 한 권씩 이렇게 기한을 정해두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책에 매달려 있을 것이다. 이렇게 기본적인 독서마인드가 바로 적립되어있다면, 당신은 이미 80%는 독서의 왕이나 다름없다.

글+사진 김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