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인물사진 작가이다. 보통 결혼사진, 가족사진 등 사람의 얼굴이 들어가는 사진을 찍어 많은 사람들이 추억할 수 있도록 소장용 사진을 찍어주곤 했는데, 사실 사진을 찍는 일반 사진작가는 나 이외에도 굉장히 많더라. 그래서 일반 사진가와 차별성을 둘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현재는 포토테라피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포토테라피스트다. 포토테라피스트는 사진 한 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밝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나 자신 혹은 다른 사람을 매우 멋지고 매력적이게 보이게끔 사진을 찍어 보여준다. 그리고 내가 느끼기에, 상대방이 느끼기에 멋지고 매력적이게 보이게 되면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그럼 자연스럽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마음이 편안해지고, 결국 즐거워지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닌,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을까 고민하고, 그 고민한 결과물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면 세상의 풀 한 포기마저도 아름다워 보이기 마련이다. 이것을 하는 것이 포토테라피스의 역할이다.

나는 87학번 전자공학과를 졸업했고, 사진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사실 전자공학과를 입학하게 된 계기는 당시, 요즘과는 다르게 ‘적성’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먹고 살기 어려운 때였기에 무조건 취업이 잘되는 과를 찾아 지원해야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와는 맞지 않았던 과였던 것 같다. 그러다 당시 아르바이트로 사진을 찍어주곤 했었는데, 사진을 찍고 있을 때 나 자신이 굉장히 설레고 즐거웠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어떤 일을 하면 즐거울까?’만 놓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사진을 선택한 것이 최선의 판단이었고, 지금도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어쩌면 단순한 사진가가 아니기 때문에 잘 찍은 사진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을 찍게 된다. 때문에 기념적인 사진이 아닌, 사진을 통해서 새롭게 사물(혹은 가족, 나)에 대한 가치나 의미를 다시 부여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듯하다. 결국, 사진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고,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약 20년이 넘도록 사진을 찍어왔다. 그 시간 동안 12년 이상을 모델학과 학생들에게 강의하며, 학생들의 다양한 얼굴을 찾아주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 외 심리학이라든가, 관상학, 형모학 등 포토테라피스트를 학문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공부들도 많이 해왔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그만큼 고뇌의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국제대학에서 모델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와 포토포즈에 대한 강의도 하고, 중앙대 지식산업교육대에서도 주임교수로 활동 중인데, 단순히 사진 찍는 법을 가르쳐주기보다는 자신이 즐겁게 사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자신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모델 친구들에게는 ‘너 정말 멋지다!’, ‘자신감을 가져라’, ‘자신감을 갖고, 어떤 누구와 경쟁을 하더라도 지지 않을 수 있는 본인만의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등을 언급한다. 또 물질적인 가치를 따라가기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흥미를 갖고, 꿈을 꾸면 언젠가 꼭 이루어진다. 이 부분들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지난 7월 25일 잡코리아에서 ‘힐링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주제가 ‘나의 꿈을 소리치다’였고, 특강 핵심키워드가 ‘도전’이었다. 전반적으로 사진 일을 하게 된 계기나, 사진작가로서의 삶과 꿈에 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 젊은이들이 직업 찾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자세한 내막을 들춰보면 어떤 직업은 조금 힘들어서, 어떤 직업은 연봉이 작아서 ‘나와 맞지 않다.’라고 여기기 때문에 직업 찾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직업이냐의 개념이 아닌, 직업 자체를 잣대 위에 놓고 생각하지 말고, 직업의 어떤 부분에 어떤 열정을 쏟을 수 있는가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보라고 말하고 싶었다.

사실 인생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므로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실패도 해보고, 희열감도 느끼고, 그 과정에서 다른 결실을 느껴보았으면 좋겠다는 등의 내용을 전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꿈’보다는 현실에 직시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나에게 맞는 꿈을 누군가가 찾아주길 바라지 말고, 여러 가지 시도와 실패 속에서 자신의 적성을 찾는 것이 중요한 대목인 것 같다. 간접적인 체험도 중요하지만, 직접적인 체험이야말로 자신만의 열정 있는 꿈을 만들어주고, 그들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준다. 그러니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꿈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해보았으면 좋겠다.

사진가로서 남들이 하지 못한 영역에 대해 도전을 하고 싶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불가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꿈 중 하나는 병원과 연계된 ‘포토테라피 연구소’를 운영하는 것이다. 의사와 함께 협업해서 사진을 도구화하는데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협업할 수 있는 ‘여지의 것’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노인들의 치매예방교육에도 관심이 있는데, 사진을 보고 감동하고, 이야기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노인 관련 시설에 약 300군데를 전국투어 하면서 교육도 해보고 싶다. 그 외 사진공부 하려는 학생들과 함께 국제워크숍을 진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