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턴십은 대한민국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를 관장하는 중앙행정기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진행되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인턴십 참가 지원서는 늘어만 갔고, 그만큼 학생들의 스펙 쌓기는 더욱 쟁쟁해 졌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취업을 앞두고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취업에 목말라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인턴십의 주인공 김주현(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3학년) 학생과 임명규(가톨릭대학 법학전공 4학년) 학생을 만나보았다.

오전 10시경, 교육과학기술부 정부중앙청사에 들어오기 전! 필자와 두 친구는 철저히 경계대상(?) 이었다. 우리 일행뿐 아니라 이곳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가와 연계된 기관이다 보니 더욱 철저할 수밖에. 청사 로비에 설치된 검색대와 전자식 출입통제 출구를 통과해 무사히 기초연구정책관의 기초과학정책과에 입성!

다소 삭막하고, 엄숙해 보이는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은 분주하게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실 이번 인턴십은 기존과 다르게 체험 위주의 인턴십보다 교과부에는 어떤 조직기관이 있는지, 주 업무는 무엇인지, 공무원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지 등 Q&A 식으로 묻고 답하는 형식 위주로 인턴십이 이루어졌다.

체험할 수 있는 업무가 거의 없어 사실 두 학생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설렘과 아쉬운 마음 가득 안고 이준배 기술서기관님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았다

먼저 두 학생의 간단한 자기소개가 시작되고, 이준배 기술서기관님의 교과부 소개를 들으며 인턴십이 시작되었다. 교과부는 크게 1차관실과 2차관실로 나누어진다. 1차관실은 초·중등교육과정 업무를, 2차관실은 고등교육과정 및 연구개발분야를 주로 다룬다. 인턴십이 진행된 기초과학정책과는 2차관실 소속 부서로 연구개발사업을 총괄하며 조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리고 연구개발 진흥 관련 법·제도를 운영하며, 연구개발 사업 자체평가, 한국연구재단 및 연구관리전문가 제도를 운영·발전시키는 등 다양한 업무를 한다. 특히 과학기술뿐 아니라 대학교와 연계해서, 혹은 우리 사회 모든 분야의 연구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 주현학생은 "연구에 대한 지원은 주로 기업체에서만 하는 줄 알았는데, 국가에서 조 단위의 많은 금액으로 연구자들에게 지원하고 있는지 몰랐다."며 놀랐다.

인턴십 진행하는 동안 사무실 주변 직원들의 분위기는 계속해서 분주해 보였다. 이 가운데, 회의를 마치고 나오신 부이사관님이 두 학생을 위해 자리했다.

"요즘 경제가 많이 어려워지고, 취업의 관문이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공직 생활 22년인 내가 새삼 일할 수 있다는 기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두 친구 모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기회가 된다면 함께 일할 수 있는 영광도 누렸으면 좋겠다."며 환영인사를 전했다. 기념으로 다 같이 사진 한방 ‘찰칵!’

이따금 명규 학생은 부이사관님 말씀 중 공무를 수행한다는 마음가짐이 어떤 것인지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삶의 지향점이 ‘내가 가진 지식을 통해 남을 돕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를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하는 것’인 명규 학생은 국가공무원이라는 직업에 가장 큰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국가공무원이라고 기업에서 일하는 남들보다 국가에 대한 애국심이나 사명감이 더 뛰어나다거나,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과 같은 거창함이 아닌,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 국가와 국민에 감사하고, 맡은 바 일을 하나하나 처리해나가면서 자신이 하는 일이 가치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발전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고 했던 부이사관님의 말씀이 더욱 와 닿는 듯 했다.

다음은 두 학생에게 제일 도움 되었던 시간! 교과부 기초과학정책과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실질적으로 궁금한 질문을 하고, 답변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입사 1년이 채 안 된 김희연 주무관, 입사 13년 차 베테랑 이준배 기술 서기관, 기초과학정책과를 이끄는 22년 차 배재웅 과장에게 두 친구는 어떤 질문을 했을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충분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그런데 교육분야에 관한 관심 많은 주현 학생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단다.

교육분야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는데, 분야가 달라 원하는 답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친구에게는 제일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고 전한다.

인턴십 막바지, 맛있는 식사 하러 가기 전!
문서작업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아쉬운 마음에 두 친구는 직원들 책상에 앉아본다. 카메라 렌즈로 학생들의 모습을 보는데, 어쩐지 모니터가 꺼진 컴퓨터 앞에서 설정 샷을 찍는듯하다. 필자는 "컴퓨터 모니터 꺼져 있는 것 같은데요?"라고 했다. 그러자 "정면에서 보면 보입니다."라고 한다. 정면에서 보니 각종 문서 폴더며, 메일 보내는 창까지 띄어져 있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는 동안, 직원들은 메일 보내는 법과 문서 폴더 정리방식 등을 알려주고 있었다.

끝으로 두 학생의 소감을 들으며 짧은 인턴십을 마무리했다.

주현 학생은 "인턴십 참가 전에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어 미지의 세계라고 생각했다. 정부중앙청사에 도착했을 때 경비가 매우 삼엄하고, 들어가는 데만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정작 인턴십이 시작되었을 때는 여느 사무실과 비슷한 분위기였고, 다만 하는 일이 국가적인 차원의 일이고 공익과도 관련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연구지원업무는 서류상으로 처리하는 일들이 많아 다양한 체험을 겪지 못했지만, 평소 취업한 선배들과 대화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의 최종 목표는 교육전문가가 되는 것인데, 교육분야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했다.

명규 학생은 "대학생 신분으로 인턴십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인턴십 참가자로 선정되었을 때 상당한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어 실망이 컸다. 주로 문서를 생산해 내는 사무업무다 보니 한계가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국가공무원으로 활동하는 분들의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대화를 나눠보니 많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최근 신문기사와 인터넷 뉴스를 통해 인턴십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인턴직원들이 직접 업무에 참여하는 일은 거의 없고, 단순 복사 또는 워드 입력 등의 일만 하며 직업체험이 아닌, 단순 저임금노동자 취급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질적으로 기술을 다루는 업무는 도구를 다루며 체험할 기회가 있겠지만, 사무업무는 업무내용에서 배제되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대졸자가 희망하는 취업 직군이 대부분 사무직을 희망하는 점을 고려해보았을 때 앞으로 인턴제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이 개발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정책의 생산은 교과부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라며 인턴십에 관한 개인 의견까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