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은 국어사전에 “끼니와 끼니 사이에 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이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대학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면서 친구들과 함께 도란도란 나누어 먹던 간식은 단순히 끼니와 끼니 사이의 음식을 넘어서 하나의 추억이 된다. 지금부터 대학생에게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자 추억을 안겨주는 70~80년대 간식부터 젊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新 간식에 대해 알아보자.

1979년, 3월 2일 대학교 입학식 날.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대학 정문 앞에 서 있다. 꽃샘추위 속에 학교 정문으로 올라가는 길이 어색하다. 멀리서 누군가가 다가와 목을 조른다.

"이제부터 대학생이네. 커피 한 잔 어때?"
OT 때 만났던 학과 선배였다. 학교 앞 자판기에서 밀크 커피를 뽑아 내민다. 뜨거운 커피 한 잔에 마음이 편안해지며, 이제 그도 대학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후 대학생이 되고 커피를 자주 마셨다. 자판기 커피 혹은 공강 시간에 학교 앞 다방에서 도란도란 앉아서 말이다.

1983년, 겨울. 아직도 어린아이 입맛을 버리지 못하고 달달한 설탕과 소다를 일정한 비율로 만드는 달고나의 냄새에 홀린 듯 학교 앞의 뽑기 아저씨를 지나치지 못한다. 학교 앞에 앉아 달고나 아저씨가 찍어내는 달고나를 게 눈 감추듯 먹는다. 때때로 뽑기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앞둔 친구에게 선물로 주기도 한다.

1987년, 가을 도서관에서 첫눈에 반한 여학생이 있었다.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용기가 없었다. 그녀가 자리를 비운 사이 몰래 도서관 간식으로 최고인 삼각커피우유와 초콜릿 투유, 주황색 비닐의 천하장사 소시지를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맛있게 드시고, 공부 열심히 하세요. JH로부터" 라는 유치한 쪽지와 함께였다. 두리번두리번거리며 쑥스러운 듯 웃으며 그녀는 삼각커피우유에 터프하게 ‘뻥’하고 빨대로 뚫어 꽂아 마시고, 주황색의 천하장사 소시지를 야금야금 먹으며 공부를 했다.

두 여대생이 향하는 발걸음, 한 카페다. 요즘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조용한 북카페나 별다방, 콩다방으로 불리는 브랜드 커피숍이 하나의 대세가 되었다. 그들은 카페 안으로 들어가 메뉴판을 본다.

“뭐 먹지?”
“출출한데 가볍게 아메리카노랑 와플 세트 어때?”
“콜”

바나나와 딸기, 아이스크림의 토핑이 푸짐하게 올라간 달콤한 와플과 아메리카노로 수다도 떨고, 공부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건장한 남자 대학생이 수업을 마치고 학교 앞으로 나온다. 점심을 먹은 지 2시간이 지났지만, 그들은 배고픔을 느낀다.

“배고픈데 간단하게 뭐 좀 먹을까?”
“응. 토스트랑 닭꼬치 먹자.”
“그래”

그들은 학교 앞 노점에서 파는 토스트와 닭꼬치를 먹는다. 양파를 넣은 계란을 굽고, 양배추와 햄이 올라간 푸짐한 학교 앞 토스트와 양념이 잘 베어든 닭꼬치에 입맛이 살아난다. 그들에겐 2,000원의 닭꼬치와 토스트가 가장 맛있는 간식이다.

지금까지 대학생의 간식 변천사를 함께 살펴봤다. 간식을 통해 대학생의 식생활과 문화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과거의 그리운 간식부터 최근에 떠오르는 간식까지, 앞으로 어떤 간식이 대학생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된다.